폼페이오 "북한 체제 보장해야"
 

미국이 지난주 북측에 비핵화 실무 협상을 갖자고 제의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2~3주 내에 실무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회동 3주째를 맞는 이번 주말을 전후로 연일 유화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핵실험을 하던 사람(김정은)은 더 이상 없다"며 "나를 (판문점에서) 만나 너무 행복해(so happy)하던 사람은 있다. 이는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신뢰를 표하며 협상 동력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을 비핵화해 세계와 미국의 위험을 줄이기를 원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협상에서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은 실무 협상 장소에 대해서도 '북한이 원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이 협상장에 나서지 않는 건 '하노이 노딜'의 전례가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응답 시한을 늦추며 '몸값'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월간 정치이론잡지 '근로자' 명의로 공동 논설을 발표하며 "자력갱생은 우리의 생명줄" "불변의 정치 노선"이라고 했다. 자력갱생은 북한이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과의 대화를 잠정 중단하는 과정에서 부쩍 강조하기 시작한 구호다. 대북 소식통은 "북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침묵하면서 내핍을 유독 강조하는 게 의미심장하다"고 했다. 외교가 일각에선 북한이 곧 실무 협상에 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3일 "남조선에 대한 실권을 행사하는 미국을 직접 상대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라며 "남조선이 굳이 (미·북 협상에) 끼어들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미국과 직거래하겠다는 뜻"이라며 "남북 교류를 통해 미·북 대화를 견인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외 정책을 전면 부정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5/20190715002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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