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현재 50여명 수준인 유엔군사령부의 인원을 장기적으로 최대 250여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한 군사 소식통은 "미국 내에서 유엔군 사령부의 몸집을 대폭 키우자는 말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 인원 파견을 요청하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최근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전에 없던 문구를 넣어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독일군 연락 장교의 유엔사 파견을 요구했다가 우리 정부의 항의를 받고 철회하는 일도 벌어졌다. 우리 군에도 역시 한국군 장교 20명을 유엔사 소속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유엔사 역할 확대 움직임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남북 관련 각종 사안에서 '유엔사는 빠지라'고 하는 상황에서 유엔사 역할 확대는 현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왕래 논의에서 유엔사 배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정부는 판문점 남측 지역만을 개방하는 '반쪽 개방'을 했다.

유엔사 역할이 강화되면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가 무용지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유엔사의 역할은 전시 회원국 병력을 접수해 우리 군 주도의 미래연합사에 넘기는 일이지만, 유엔사 기능이 강화될 경우 유엔사가 실질적인 전작권 행사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군 내에서는 전작권 이전을 위한 평가에서 한국군 준비 상황에 대해 회의적 기류가 강하다"며 "그런데도 전작권이 넘어가 한국군이 전시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3/20190713002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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