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삼척항에 입항 귀순한 북한 목선의 최초 112 신고자인 김경현(오른쪽)씨와 최초 촬영자인 전동진(가운데)씨가 2일 국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삼척항에 입항 귀순한 북한 목선의 최초 112 신고자인 김경현(오른쪽)씨와 최초 촬영자인 전동진(가운데)씨가 2일 국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일 북한 목선(木船) 삼척항 입항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김경현씨와 선박 사진을 촬영해 제보한 전동진씨를 국회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김씨와 전씨는 북한 목선 당시 상황과 선원들의 행색과 행동으로 볼 때 석연치 않은 점이 적잖다고 주장했다.

김경현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삼척항 부두에서 목선을) 처음 발견했을때 이상했던 게 현장에 경찰도 군인도 없었다"며 "한 분이 말을 걸었는데 처음에 중국인인줄 알았다. (가던 길을 가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다시 돌아가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폰을 빌려달라'고 하더라. '왜 그러냐'니까 '서울 이모에게 전화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내가) '어떻게 왔냐'고 물어봐서 (북한 사람들이) '고기 잡으러 왔다가 떠밀려서 왔다'고 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북한 목선 입항 당일 오전 이미 해경이 관계부처에 전파한 상황보고서에는 해당 선박이 '자력(自力)'으로 입항한 것으로 돼 있다. 군 당국은 지난달 17일 브리핑에서 목선이 최초 발견됐을 때 표류한 것처럼 발표했다.

김씨는 출동한 경찰 등의 조치와 관련해서도 "(선원들에 대해) 몸수색하는 건 못 봤다"며 "(선원 2명이 경찰에) 신상을 적어주고 나머지는 '어떻게 왔냐'고 (경찰이 질문을)했고 신분확인(하는) 그런 것은 못 봤다. 나중에 해양경찰이 사물함 열어보고 확인하더라"고 했다. 그는 "(관계 기관 출동 초기) 경찰 먼저 오고 해경이 왔다"며 "군인은 전혀 못 봤다"고 했다. 김씨는 "(이후 당국으로부터 고맙다는 이야기가) 없었다"며 "뒤에 조사팀장한테 '조사 중이니 기다려라.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전동진씨는 삼척항 인근에 사는 어민으로 사건 당일 목선 등에 대한 사진을 촬영했다. 전씨는 '당일 파고가 높아 목선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군 당국의 설명을 반박했다. 전씨는 "파도가 높아서 배를 식별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뻔히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파도는 잔잔했다. (내가 당일에) 멍게 (조업 관련) 작업을 오전 6시 반에 시작했다. 멍게 작업은 파도 치면 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편 김씨와 전씨는 별도의 조력자 내지는 귀순 과정에 밝혀지지 않은 사정이 있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씨는 "이 배를 갖고 절대 오징어를 많이 잡았다고 믿을 수 없다"면서 "옷차림, 그물, 배 상태 등 모든 면에서 위장이라는 의혹이 짙다"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오징어를 잡으면 물통이 아니라 상자에 담거나 (갑판 위에) 펼쳐 놓는데, 이 배에는 (넣은) 오징어를 꺼낼 도구도 없었다. (오징어 먹물 등) 잡은 흔적도 없었다"며 "저 복장(인민복)으로는 도저히 (조업을) 할 수가 없다. 지퍼나 단추가 있으면 100% 그물에 걸릴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어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이들은 바다에서 6∼8일 동안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고도 했다.

김씨도 "배 안에 보니까 그물이 깨끗했다. 먼 바다에서 (고기) 잡는 그물이 아니었다. 근해에서 통통배 타고 잡을 만한 그물이었다"고 했다. 다만 김씨는 "북한 어민 4명 중 2명과 다른 2명이 분위기가 서로 안 맞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고, 2명은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주민과 어민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어업 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정부가 발표한 부분은 믿기 어렵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또 "정경두 국방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안보라인의 사퇴와 9·19남북군사합의의 즉각 무효선언도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15일 소형 목재 선박을 이용해 강원도 삼척항에 도착한 북한 선원들이 배를 정박한 채 대기하고 있다. 붉은 원 안에 있는 것이 그물이다./김경현씨 제공
지난 15일 소형 목재 선박을 이용해 강원도 삼척항에 도착한 북한 선원들이 배를 정박한 채 대기하고 있다. 붉은 원 안에 있는 것이 그물이다./김경현씨 제공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2/20190702022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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