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美北회담 이후]
비건과 맞상대할 북측 인사 관심… 의제 선정부터 줄다리기 예고
 

미·북 정상이 지난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대화 재개를 공식화함에 따라 양국은 실무 협상팀 구성 등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국 협상팀의 라인업은 기존대로인 가운데 북한 협상팀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30일 판문점 회동 뒤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문책설이 나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통일전선부 라인은 배제되고 외무성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였다. 김정은이 이미 새로운 협상팀을 '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맞상대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미·북 정상 단독 회동에도 두 사람이 배석했다.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외무성 누가 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두어 명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외교 당국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비건 대표의 상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번 판문점 회동 과정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최선희의 역할이 과거 강석주(외무상)나 김계관(외무성 제1부상)처럼 평양에서 협상을 총괄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물론 "최선희 외에 비건 대표의 상대가 마땅치 않아 그대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무 협상은 이달 중순쯤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과 평양을 오가면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판문점이나 제3국이 협상 장소로 거론된다. 관건은 의제다. 하노이 협상 결렬의 경험 때문에 미국은 정상 간 만남에 앞서 비핵화 대상과 시기·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타결하려 할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포괄적 접근'이냐, 북한의 '단계적 접근'이냐를 놓고 시작부터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노이 회담이 교착된 지점이었던 '영변+알파(α)'에서 양국이 접점을 찾는 것도 협상 진전을 위한 주요 과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2/20190702002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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