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사진> 전 통일부 장관은 1일 "빠르면 8월 중순을 전후로 4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7월 하순쯤에 실무협상을 한다는 이야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전날 판문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깜짝 회동에 대해선 "53분이나 이야기를 했다. 이것은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봐야 한다"면서 "(회담 후)김정은의 표정이 밝아졌다. 53분동안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히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또 "만남을 53분으로 연장한 것은 미국 측이라기보다는 북한 측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오려면 최소 3시간은 걸리는데, 3시간 걸려서 와서 '2분 만남' '5분 악수'만 하고 가면 성과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으로서도) 뭔가 손에 쥐는 것이 있어야 했다"며 "기왕 만날 바에는 일단 회담을 하자는 이야기가 서로 오가면서 새벽에 준비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김정은이 논의한 의제에 대해선 "이번에는 북한이 제재 완화보다 안전 보장 요구를 했을 것"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사카에서 김정은이 안전보장에 관심이 많다고 하고, 최근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앞으로 조선의 안전과 경제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말한) 안전이라는 게 체제 안전"이라면서 "제재 완화는 유엔안보리가 열려야 하지만, 체제 안전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보장을 해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회담 후 김정은의 표정이 밝았던 것"이라고 했다.

판문점 회담 성사 배경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후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등의 표현을 쓰면서 '심중히 생각해 보겠다'고 한 것을 보면서 파격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면서 "두 정상이 서로 교감을 해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토요일(6월 29일) 아침에 다시 한 번 제안을 하니까 북쪽에서 5시간 만에 외무성 부상의 이름으로 '좋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라면서 "(회담) 절차나 의전 문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보좌관이 밤새 준비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국장이 최근 담화를 통해 대미·대남 비난을 한 것에 대해선 "국장 개인 명의로 나온 담화이기 때문에 큰 비중은 없다고 본다"면서 "이번에 미북 정상이 긴 시간동안 회담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문 대통령의 기획 때문이었다. 더이상 한국 빠지라는 소리는 못 하게 됐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1/20190701016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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