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담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회의적으로 평가했다고 CNN과 ABC뉴스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대화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독재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실효성도 없다는 지적이다.

CNN은 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2020년 대선 승리를 기원이라도 하듯) 북한 땅으로 20걸음을 내딛었으나, 대선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행사는 미국에 도움을 주기 보다 고통을 주는 ‘촬영용 행사(photo op)’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019년 4월 25일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설 중 두 손을 벌리고 있다./연합뉴스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019년 4월 25일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설 중 두 손을 벌리고 있다./연합뉴스

같은 날 ABC 뉴스는 내년 대선의 유력 야권 주자 중 한 명인 버니 샌더스(뉴햄프셔) 상원의원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나는 북한에서나 다른 어디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단지 사진 촬영용 이벤트로 그렇게 하길 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겐 ‘진짜 외교’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야권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가 안보와 이익을 희생시키면서 독재자를 애지중지(coddling)하고 있다"며 "세계 무대에서 우리(미국)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국가 가치를 무너뜨리는 가장 위험한 방법 중 하나를 택했다"고 맹비난했다.

 
  2020년 미국 대선의 민주당 유력 주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19년 6월 11일 아이오와주 오툼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2020년 미국 대선의 민주당 유력 주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19년 6월 11일 아이오와주 오툼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 대통령은 무자비한 독재자와의 ‘러브레터(love letter)’를 주고 받고 기념촬영을 하는 것에 미국의 영향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대신 미국의 안보를 중시하고 우리의 동맹국을 보호하며 인권을 수호하는 외교 원칙을 바탕으로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줄리안 카스트로 전 국토개발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턱대고 김정은을 만난 것이 그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은 됐겠지만 미국의 국익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상징성은 있었지만 실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인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매우 불규칙적이고 무모하게 접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강인함은 트위터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미국)의 이익에 충실할 때 생긴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를 꼬집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번 회동으로) 독재 국가의 위상은 올라간 반면 민주주의를 믿는 사람들은 득을 본 것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1/20190701011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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