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통일부는 28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전날 '미·북 대화에 남한은 참견말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 외무성 당국자의 담화에 대한 정부 입장' 질문에 "남북,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김 부대변인은 '남북 간 물밑 대화 진행 여부'를 묻는 말엔 "일일이 확인하지 않겠다"면서 "하여튼 정부 입장에서 계속 대화 재개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당국자들은 그동안 "남북 간에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정근은 전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이를 전면 부정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회의 개최 여부'와 우리측이 북측에 제의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역 관련 회의'에 대한 북측의 반응에 대해선 "오늘 (공동연락사무)소장 회의는 없다"면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회의) 관련, 북측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1000억원 상당의 쌀 5만t 대북 지원 및 국제기구 대북인도사업 800만달러(한화 92억원) 공여 등 선의를 보이고 있는 반면, 북측은 남측을 향해 면박을 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그러한 국민들 반응에 대해선 유의하겠다"면서도 "남북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시 말했다.

청와대도 북한 외무성 국장의 담화에 대해선 "기존 입장과 변함이 없다"는 기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7일 "우리가 지금까지 밝힌 기존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조속하게 북·미 대화,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가 계속 이어지기 바란다는 점만 말씀드린다"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이번에 담화문을 낸 주체가 대남 관계를 담당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아닌 '외무성'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크게 부여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북한의 대남업무 담당은 조평통"이라며 "이번에 나온 건 조평통 성명이 아니라 외무성 대미국장 (담화)였다는 점을 주의깊게 보면 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외무성 국장 담화의) 방점은 북미 대화를 앞두고 협상력이나 주도권을 강하게 하려는 측면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이런 평가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대남사업을 전담하는 통일전선부 등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과 인적 청산 작업이 이뤄지면서 외무성이 대남 메시지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12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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