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언론 "평양서 유학생 체포"
日매체 "후지모토, 간첩죄로 잡혀"
 

알렉 시글리(왼쪽), 후지모토 겐지
알렉 시글리(왼쪽), 후지모토 겐지
호주 공영 ABC방송은 26일(현지 시각) 평양에 유학 중인 호주인 남성 알렉 시글리(29)가 지난 24일 이후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김정일의 요리사'로 알려진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가 평양에서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매체가 보도했다. 28~29일 오사카 G20 회의를 앞두고 북한의 '인질 외교'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외국인 억류를 통해 국제사회 이목을 끌고 해당 국가를 압박하는 외교 전술을 사용하곤 했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글리가 24일 밤이나 25일쯤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호주 당국은 "현 상황을 긴급히 확인 중"이라며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측과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글리는 지난해 4월부터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 과정을 전공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에는 지난 24일 '류경호텔'에 새 간판이 걸린 사진과 '개업 날이 다가오고 있는가'라는 게시물이 마지막으로 올라와 있다.

전날 일본 매체 데일리 신초는 공안 관계자를 인용, 후지모토가 평양에서 얻은 정보를 미 중앙정보국(CIA)에 제공한 것이 탄로 나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일본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아직 진위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활발히 참여하는 호주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호주인과 일본인을 '인질'로 잡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호주와 일본은 미국과 함께 북한 선박의 해상 불법 환적을 감시·단속하면서 함정과 초계기 등을 파견하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다. 억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제2의 오토 웜비어 사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최근 주민들에게 불법으로 국경을 넘거나 외국과 통화하는 사람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미국이 최근 대북 제재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으로 500만달러를 내걸었다"며 "북한 내부에서 미국 포상금을 받기 위한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02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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