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 앞에 사과하고 정의용·정경두 경질하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1일 북한 어선이 군·경의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동해 삼척항에 입항한 사건에 대해 "청와대 감독, 국방부 조연의 국방 문란 참극"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안보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수많은 국민적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해경의 최초 보고서가 청와대 누구에게 보고됐느냐, 문재인 대통령은 최초 보고서를 보았느냐, 합참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청와대가 이 사건의 축소·은폐에 개입했느냐 등 세 가지 물음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직접 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경두(오른쪽에서 둘째) 국방장관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오른쪽에서 둘째) 국방장관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공개된 해경의 지난 15일 최초 상황보고에 따르면, 해경은 북 목선이 삼척항에 정박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지 19분만인 오전 7시 9분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 총리실, 국정원, 통일부, 합참 등에 상황보고서를 보냈다.

황 대표는 "북한 어선이 무려 57시간 넘게 우리 영해 150㎞를 돌아다니는 동안 해군도, 해경도, 누구도 이들을 포착하지도 제지하지도 못했다"며 "이 정도라면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북한 간첩이 여러 차례 넘어왔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군, 이런 정부에 국민의 생명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황 대표는 "이렇게 해상경계에 완전히 구멍이 났는데도 이 정권은 국민들을 속여서 사태를 모면할 궁리만 하고 있다"며 "도대체 뭘 숨기려고 군은 이런 축소·은폐 보고를 한 것인지, 그 배후에 누가 조종을 하는 것이냐"고 했다. 황 대표는 '이번 사태는 국방부 장관의 90초짜리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며 "작금의 국방 해체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서 직접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이 정부의 안보라인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조직적인 축소·은폐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 당은 이 정권의 안보 파괴와 국방 해체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청와대의 조직적 은폐 기획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경계 실패와 군에 의한 축소·은폐 정도로 생각했지만 완전히 성격이 다른 게 있다. 청와대가 군에 거짓말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지난 15일 오전 강원도 삼척항에 스스로 정박한 북한 목선을 한 주민이 찍어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에 제보한 사진.
지난 15일 오전 강원도 삼척항에 스스로 정박한 북한 목선을 한 주민이 찍어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에 제보한 사진.

나 원내대표는 "한 어민이 우연히 찍은 목선 사진이 없었더라면 모두 감쪽같이 속을 뻔했다"며 "해경이 15일 발견하고 군과 청와대에 모두 제대로 보고했는데 17일 국방부의 해명은 달랐으며, 국방부 브리핑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있었다. 그림이 그려지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어선에 있던 4명에 대해 2시간 동안 신문하고 북으로 갈 사람과 남으로 갈 사람을 구분한 뒤 왜 이렇게 빨리 돌려보냈는지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 북한 정권 심기 경호용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기획을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주도하고, 결국은 국방부는 들러리 서는 모양"이라며 "결국 청와대가 주도해서 국민을 속이려고 했고,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의 수호자가 돼야 할 청와대가 무장 해제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국기 문란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으로 전면적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관련 상임위 위원을 중심으로 해서 조작·은폐 진상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1/20190621014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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