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산가족 방문단을 이끌고 온 류미영(류미영·사진·여·78·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 단장은 두꺼운 뿔테 안경을 끼고 하늘색 투피스를 입은 채 시종 여유있는 웃음을 내보였다. 주저없이 성큼성큼 걷고,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양손을 들어 흔드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류 단장은 도착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울을 떠난 지 23년 만에 다시 돌아와 감개가 무량하다”며 “항상 단합과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답변했다. 류 단장은 또 “위대한 김정일 장군의 결단에 따라 북남고위급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방문길이 열려 단장으로 이곳에 왔다”며 “(남북이) 합심해서 통일을 이루자”고 말했다.

류 단장은 김포공항 제2 청사에 도착한 직후, 입국절차 없이 봉두완 한적 부총재의 안내를 받으며 VIP 통로를 통해 의전 2호실에서 약 15분 정도 환담했다.

류 단장은 봉 부총재가 “두 정상이 시대에 기억될 큰 일을 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렇습니다. 위대한 결단이었습니다.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오늘 같은 날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류 단장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지난번 김정일 장군님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하셔서 여러가지 일을 했다”며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류 단장은 봉 부총재에게 “외신 기자들의 관심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날의 일정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다. 류 단장은 한 외신 기자가 소감을 묻자 “I am very happy”라고 답하고, 다른 외신기자들과도 영어로 문답하는 등 즉흥적인 영어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류 단장은 외신기자들이 “앞으로 자주 방문이 이뤄집니까. 이것이 시작이라고 봐도 좋습니까”라고 묻자 “그럼요. 이제 시작입니다(Sure. It’s beginning)”라고 대답했다.

한편, 류 단장은 이날 저녁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주최 환영만찬에서 “언제 가족을 만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내일(16일) 만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일현기자 ihjang@chosun.com

이산가족 서울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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