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소식통 "北 당국이 中에 위성 수신 장치 철거 요청한 것으로 보여"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압록강대교. / 연합뉴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압록강대교. / 연합뉴스

중국의 북·중 접경 지역 도시 호텔에 설치된 남한 방송 수신 장치들이 대부분 철거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보도했다. RFA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출장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에서 남한 TV 방송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북한 당국의 요청에 따라 수신 장치들이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단둥(丹東)에 거주하는 한 소식통은 "단둥에 있는 호텔 대부분은 위성방송 수신장치가 있어 한국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얼마 전부터 한국 텔레비전 방송 수신 장치를 철거하기 시작해 단둥의 호텔방에서 한국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남한 텔레비전 시청 장치가 손님을 유치하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는 판단으로 위성방송 수신장치를 설치했던 호텔들이 동시에 이를 철거한 것은 아무래도 중국당국의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북조선 투숙객들이 남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데 부담을 느낀 북조선당국이 중국당국에 위성텔레비전 수신장치 철거를 요청했을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조선 출장자들은 중국 호텔에서 남한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면서 "중국 출장자들은 북조선을 떠나기 전 보위부로부터 남한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하지 말라는 교육과 지침을 받고 떠나지만 중국에 와서 지시받은대로 남조선 방송을 시청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또 "중국호텔들이 한국 텔레비전 수신장치를 철거해버리자 중국을 자주 오가는 출장자들은 숙소를 호텔로 잡지 않고 개인들이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민박집을 숙소로 잡는 경우도 있다"면서 "개인 민박집에서는 한국 텔레비전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방송의 시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도 "단둥의 호텔 투숙객들 중에서 한국 텔레비전을 주로 시청하는 사람들은 북조선 사람들"이라면서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북조선 당국이 중국당국에 호텔들의 한국 텔레비전 방송 수신장치를 제거하도록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중국당국은 한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 이어 네이버(NAVER)까지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드라마·영화 등 한류 문화가 중국에 실시간으로 유입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던 중국당국이 북조선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북한과 인접한 옌지(延吉), 선양(瀋陽)의 호텔에서도 한국 방송 시청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인이나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찻집 등에서는 한국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3/20190613009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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