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2019년판 공개 후 별 설명 없이 웹사이트서 내려
 

2018년판 북한인권백서
2018년판 북한인권백서
통일연구원이 매년 발간하는 '북한인권백서' 2019년판 공개가 늦어지고 있다. 백서가 실무자 실수로 웹사이트에 '깜짝' 공개됐다가 소리없이 사라지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북한 인권 단체 사이에선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시도 중인 점을 고려해 발표 시기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통일연구원은 1996년부터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해 왔다.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 135명을 심층 면접한 내용 등을 토대로 이번 백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을 알선하거나 한국에 있는 가족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다는 증언이 담겼고, 여전히 재판을 거치지 않은 사형 집행이 빈번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내용은 백서가 지난 7일 연구원 웹사이트에 게재된 뒤 국내외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 직후 연구원은 별다른 설명 없이 백서를 웹사이트에서 내렸다. 10일 오후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교정이 완료되지 않은 원고가 실무자 실수로 올라온 것"이라며 "교정을 마치는 대로 다시 업로드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진욱 전 통일연구원장은 "연구원으로선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정리한 책자를 적극 홍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백서를 안 낼 수도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조용히 발간하려다 언론에 알려져 난감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연구원은 백서 발간과 관련한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 배포를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들여 만든 백서를 감추려 하는 연구원의 태도를 두고 '북한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5~2017년 인권백서 발간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해오던 통일연구원은 지난해부턴 발간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고 있다. 관심을 갖고 일부러 연구원 웹사이트를 살피기 전에는 백서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반면 통일연구원은 정부가 추진 의사를 밝힌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선 지난달 30일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여론 조성에 나서고 있다.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이 연구 활동마저 정권 입맛에 맞추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1/20190611003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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