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왼쪽에서 네번째) 국무위원장이 집단체조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두달여동안 공개활동이 없었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왼쪽에서 두번째)도 연단에서 확인됐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사회주의 종합 예술이라고 자랑하는 집단체조마저 김정은의 눈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 최근 현장 시찰에서 엄중 질책을 쏟아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단 체조를 관람한 후 공연 인력을 불러모아 근무 태도를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전했다.

조중통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의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문화공연을 본 뒤엔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거나 열렬한 박수를 보내던 김정은이었지만, 이날 공연 후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 성원들을 불러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고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했다"고 조중통은 전했다.

김정은은 이어 "사회주의문화건설에서 문학예술부문의 창작가, 예술인들이 맡고 있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당의 혁명적인 문예정책들을 정확히 집행·관철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조중통은 보도했다.

북한은 주민들과 외국 관광객, 주요 외빈들을 대상으로 체제를 선전하는 대규모 집단 체조를 공연하고 있다. 2013년까지는 ‘아리랑’이란 이름의 공연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빛나는 조국’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선보였다. 김정은이 이번에 관람한 '인민의 나라'는 올해 첫 선을 보이는 공연이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 "새로 창조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는 위대한 당의 영도 밑에 자주적 존엄과 긍지를 떨쳐온 우리 인민의 빛나는 승리의 역사, 인민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나가는 사회주의 조국의 참모습을 대서사 시적 화폭으로 펼쳐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6월초부터 10월 중순까지 공연한다고 소개했다.

최근 들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김정은은 주요 현장 시찰에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정은은 조중통이 지난 1일 보도한 자강도 시찰에서 영재교육기관인 '배움의 천릿길 학생소년궁전'을 둘러본 뒤, 건물 설계와 관련해 "망탕하다. 주인답게 하지 않고 있다"며 "형식주의, 요령주의, 날림식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관리 일꾼들에 대해서는 "한심하기 그지없다"면서 "일본새가 정말 틀려먹었다"고 했다. 당 근로단체부와 도 간부들을 향해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했다" "정책적 지도는 더더욱 틀려먹었다"고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4/20190604010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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