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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戰作權 전환' 北 비핵화 후 검토해도 늦지 않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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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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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들어 전작권 전환 조건 날로 악화
한국軍 역량 스스로 약화시켜… 美가 더 많은 군대 보내겠나
국가 자존심 문제로 접근하는 건 위험한 선동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문재인 정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북한의 대규모 핵 물질 생산 시설만 다섯 군데에 달해 이미 보유한 수십 발 외에 핵탄두를 매년 최소한 10발 더 만들 수 있다. 핵 탑재 미사일 기술도 미국 본토에 이르는 장거리 비행 능력을 갖춘 데 이어 최근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로 우리 미사일 대응 체계를 뿌리째 흔드는 진전을 보여줬다. 고체 연료 사용으로 사격 준비 시간이 짧아져 발사 전 파괴는 물론, 불규칙 비행으로 공중 요격도 어렵게 됐다.

그런데 정부는 대책은커녕 위협을 감추는 데 급급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만 서두르고 있다. 전환 시기는 노무현 정부 때 2012년으로 결정됐다가 이명박 정부 때 2015년으로 연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아예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기본 개념을 바꿨다. 주된 이유는 북한이 잇따른 핵·미사일 실험으로 핵 개발을 계속한 점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했는데도 올해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매년 전작권 전환 조건을 평가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전환을 마무리하겠다고 한다. 핵심적 전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조건은 한국군이 연합 방위를 주도할 핵심 능력을 확보하고 부족한 것은 미국이 보완해 준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과연 한국군이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고 있는가.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눈과 손발이 묶이고, '국방 개혁 2.0' 탓에 빠르게 약소 지향 군대가 돼가고 있다. 장병 정신 전력과 군 기강 해이도 심각하다. 한국이 핵심 능력 확보는커녕 마음먹고 있는 것도 허무는데 미국이 지금보다 더 많은 군사력을 보내줄까. 미국이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천사거나 아무 생각 없는 호구면 가능하다.

둘째 조건은 한국군은 북 핵·미사일 관련 필수 대응 능력을 갖추고 미국은 확장 억제 수단과 전략 자산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초기 대응 능력을 갖추는 데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우선 과감한 예산 투입이 계속돼야 하는데, 이는 우리 경제 여건이 좋고 정부 의지와 국민 동의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둘째, 핵·미사일 대응 무기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해 개발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고 해외 도입도 제약이 많다. 셋째, 예산·기술적 난관을 극복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발전 속도를 따라잡긴 버겁다.

이런 연유로 핵·미사일 동향을 감시할 글로벌 호크 도입과 정찰위성 개발이 지연되고 공중 요격용 미사일 개발도 지지부진하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로는 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데 중국 눈치 보느라 미국 미사일 방어(MD)와는 절대 통합하지 않겠다고 한다. 미국 전략 자산 배치도 중단된 지 오랜데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자체 능력이 부족한데 미국 도움 받기까지 주저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셋째 조건은 안보 환경이 전작권 전환에 부합되는 경우다. 이미 미·중 패권 전쟁과 이에 따른 신냉전 체제는 피할 수 없어 한반도 주변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돼 가고 있다. 따라서 상당 기간 이 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전작권 전환 조건을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는 실전과 같은 대규모 연합 훈련인데, 이게 흉내만 내는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마치 공부도 덜 시키고 시험도 안 보면서 더 실력 있는 학생을 뽑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국이 군사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결정에 따라 '됐다 치고' 넘어가자고 우기면 미국도 공개적으로 반대해 갈등을 표면으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비밀이란 이유로 어물쩍 넘어가지 않도록 국민적 관심과 야당의 철저한 견제가 필요하다.

전작권 전환은 전략 환경 변화를 수용해, 북한 비핵화가 완료되고 동북아 평화 구도가 정착된 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작권을 국가 자존심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선동이다. 유럽은 냉전 붕괴 후 우리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안보 위협이 약해졌음에도 자존심이 없어 미군 대장의 지휘를 계속 받고 미 전술핵을 그대로 배치하고 있겠는가. 안보가 튼튼해야 주권을 지킬 수 있고, 주권이 있어야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바보야, 문제는 안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6/20190526022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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