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가운데 뒤쪽)와 함께 양강도 삼지연을 방문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018년 8월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이 우려된다는 국제기구의 지적에도 '김씨 일가'의 성지를 관광 특구로 개발하는 사업에 노동력과 자원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고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가 21일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양강도 삼지연군을 '일급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6년 말 '혁명 성지를 일급 관광지로 건설하라'고 명령한 후, 공사 현장을 네 차례 이상 시찰하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

북한 당국은 당초 삼지연군 관광 개발 사업을 2018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으나 자금난과 건설자재 부족으로 올해 9월 9일로 완공 시점을 연기했다. 그런데 완공 목표 시점이 다가오는데도 진척이 더디자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노동 동원을 대거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프레스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군 건설부대가 투입된 것 외에도 '2·16 돌격대'라는 건설 조직이 구성돼 전국에서 선발된 노동자와 학생이 6개월 교대로 일하고 있다"며 "그 수는 상시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지에서 텐트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노동 동원 뿐만 아니라 식량이나 물자, 심지어 현금까지 공출(供出)을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민반 별로 지원 실적 그래프를 붙이며 경쟁까지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지역의 전기도 모두 공사 현장으로 송전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인구가 적은 삼지연군을 도시로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강제 이주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의과대학의 올해 졸업생은 모두 삼지연군으로 강제 배치됐다. 아시아프레스는 "당국이 학생들을 강제 이주시킨 데 대해 부모들의 불만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딸의 경우, 서둘러 결혼시켜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병을 이유로 (이주를) 기피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는 이어 "현재 북한은 경제제재로 수출의 90%가 막힌 데다 작년 흉작으로 세계에 식량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김정은은 전혀 서두를 필요 없는 관광지 개발 공사를 고집하고 있다. 경제제재 하에서도 자력으로 경제 건설을 잘하고 있다고 어필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2/2019052201817.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