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살해되기 전 반북(反北) 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한국명 홍으뜸)으로부터 북한 망명 정부의 수반을 맡으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조용히 살고 싶다"며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탈북자 단체 ‘북한인권단체총연합’의 박상학 상임대표가 에이드리언 홍으로부터 직접 관련 경위를 들었다고 밝혔다며 이렇게 전했다.

한국계 멕시코 국적자인 에이드리언 홍은 2017년 2월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뒤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도피시킨 인물이다. 올해 2월엔 옛 천리마민방위 조직원들과 함께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했다. 천리마민방위는 3월 1일 이름을 자유조선으로 바꿨다. 자유조선은 스스로를 북한 임시정부로 선언한 후 현재 김정은 체제 타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홍은 2008년 미국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하면서 북한에서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만나 망명 정부 주석직에 올라 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러나 황 전 비서는 이를 거절했다.
 
김정남과 에이드리언 홍. /조선DB

그로부터 6년 후 에이드리언 홍은 김정남을 직접 만나 망명 정부의 수반이 돼달라는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김정남은 "그런 것은 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산케이신문은 "북한에서 김일성의 아들과 손자는 백두혈통으로 신성시되기 때문에 탈북자들을 결속시키기 위해 김정남에게 이런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남이 북한 당국에 살해된 것도 서방 정보기관 요원 같은 인물들과 접촉한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정남 살해 한 달 후인 2017년 3월 천리마민방위는 웹사이트를 통해 김한솔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천리마민방위는 당시 김정남 가족을 마카오에서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박상학 대표가 미국 당국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한솔과 관련해 에이드리언 홍은 "김한솔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싱가포르와 네덜란드를 경유해 데려왔으며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한솔이 미국 워싱턴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의 보호 아래 미국 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고도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6/20190516016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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