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사진>은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이)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하면 북한은 또 쏜다"고 13일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난번 미사일이 날아간 궤적 등을 보면 탄도미사일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미국이 굳이 아니라고 하면서 정밀 분석을 더 해 봐야 한다고 하니 우리 국방부로서도 그럴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이 결론 나면 안보리로 갈 수밖에 없다"며 "복잡한 문제가 아닌데 우리 국방부에서 계속 정밀분석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시간 끄는 거 보면 결국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하고 싶지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한테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기다리겠다 이거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면 북한은 또 쏜다"며 "미국이 '신뢰는 깨지지 않았다', '탄도미사일은 아니다', '회담의 문은 열려있다'고 하는데, (북한은) 미국이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이라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몇 방 좀 더 쏴야겠구먼 하는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이 북한에 협상에 나오라 하는 신호를 보내면 북한도 조용해지겠지만 그런 움직임이 없으면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을 때까지 저강도 도발을 계속 할 것"이라며 "동해안으로 나와서 사거리가 제법 나오는 걸 쏠 것 같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북한이 생색내지 말라고 했으니 생색내지 않고 주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1~2만 톤 줘서는 진짜 생색이 안난다"며 "국제농업기구들이 북한에 식량 150만 톤이 부족하다고 발표했으니 그 중 3분의 1을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식으로 나간다면 (북한이) 못 이기는 척하고 받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우리 겨레의 요구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놓고 마치 북남관계의 큰 전진이나 이룩될 것처럼 호들갑을 피우는 것은 민심에 대한 기만이며 동족에 대한 예의와 도리도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북 식량지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인도주의'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3/20190513010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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