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미사일, 신형 무기체계 가능성"

국회 정보위 보고..."北, 내부 불만 전환과 南 갈등 조장 의도도"

국정원은 9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분석이 늦어지는 이유는 신형 무기 체계일 가능성이 있어서"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미사일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한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미사일의 종류에 대해선 "합참에서 정밀 분석 중"이라면서 "외형적 미사일만 봐선 모르고 그 안의 제원과 내용물 등을 다 알아야 무슨 미사일이란 걸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미 국방부가 탄도미사일이라고 한데 대해서도 "미국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국정원은 탄도미사일 여부에 대해 "지금 답 할 수 없다"고 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정점고도를 40~50km 수준으로 유지하며 400km 안팎을 날아가는 단거리 미사일은 이스칸데르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미사일은 마하10이 넘는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낙하해 패트리엇 PAC-2·3 미사일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또 정점 고도가 낮고 비행 궤적이 특이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막기 어렵다.

◇"420km 날아간 게 최대 사거리인지는 아직 분석 안 돼"

합참은 북한이 전날 평안북도 구성에서오후 4시29분과 4시49분에 각각 1발씩 동쪽으로 발사했으며, 첫번째 쏜 것은 420km, 두번째 것은 270km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점 고도는 40km였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첫번째 쏜 것이 (멀리) 나갔는데, 이것이 최대 사거리로 쏜 것인지는 아직 분석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지난 4일 미사일 발사 때 동원된 이동식 발사대(TEL)는 바퀴가 달륀 차륜형이었는데, 9일 발사 때는 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9일 미사일 발사 사진을 보면, 궤도형 이동식 발사대가 등장한다.

국정원은 그러나 북한이 4일과 9일 발사한 미사일이 같은 종류인지는 "외견 상으로는 동일 기종, 제원이나 사거리, 속도, 고도 등 탄도를 다 분석해야 동일 유무가 확정 결론난다"고 했다. 한편 1·2차 발사 때 박정천 포병국장을 포함해 동일한 인물들이 김정은을 수행했고,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은 현장에 없었다고 전했다.

◇발사된 곳은 '평북 구성'... 신오리와는 60km 거리

한편 군은 전날 북이 미사일을 발사한 곳이 처음엔 '평북 신오리 일대'라고 발표했다가 '평북 구성'으로 정정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평북 구성에서 발사된 것이 맞는다"며 "신오리와 구성은 60km 떨어져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날 9일 발사 당시 240mm 방사포 등도 같이 발사된 것이 맞는다고 했다. 군은 전날 발표 때 방사포 등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방사포도 등장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와 관련, "(북한이) 한미연합연습과 우리 군의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반발,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 조성 및 내부 갈등 조장을 유도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우리 국방부에서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9.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한 브리핑에 대한 반발, 그리고 (북한의) 자위적인 군사훈련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또한 "(북한이) 군부 주민 불만 전환과 내부 응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