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먹는 집 짐승'은 토끼·양·염소 등…"풀 먹이로 고기와 젖, 털, 가죽을 생산"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밤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8일 한국을 방문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함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북한 식량난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쌀로서 당을 받들자'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쌀이 금보다 귀하다"면서 농민에게 식량 증산을 촉구했다. 신문은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살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부숴버리는 승리의 포성은 농업 전선에서부터"라며 "모든 힘을 농사에 총집중, 총동원하는 것은 우리 당의 숭고한 뜻"이라고 했다.

지난 3일 노동신문 1면엔 '새 땅을 대대적으로 찾아 경지 면적을 늘리자'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다. 신문은 "새 땅을 얻기 위한 간석지 건설에 계속 힘을 넣으면서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침 땅을 늘여나가야 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부침 땅 면적이 제한되어 있는 우리 나라의 조건에서 알곡을 증산하자면 과학농사열풍을 일으켜 정보당 수확고를 높이는 것과 함께 새 땅을 더 많이 얻어내야 한다"고 했다.

지난 6일에는 '모판마다 튼튼한 모를 기르는 데 힘을 넣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모내기 철을 맞아 식량 증산을 위한 좋은 모 재배 방법을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모 기르기를 하는 단위들에서 좋은 방법과 경험들이 나오면 화상회의를 통하여 즉시 온 군에 일반화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실린 '비 내리는 풀판에도 찾아오시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선 2000년 8월 29일 김정일이 "풀 먹는 집 짐승을 많이 기르라는 것은 수령님(김일성)의 유훈"이라고 말했다면서, 식량 증산을 강조했다.

 
2007년 11월 북한 평양 안학중학교 학생들이 토끼를 사육하고 있다./연합뉴스

신문은 지난 7일 5면에 실린 '풀 먹는 집 짐승 기르기를 군중적 운동으로 벌리자'라는 기사로 축산 분야에서 식량을 증산해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풀 먹는 집 짐승 기르기를 군중적 운동으로 벌리고 협동농장들의 공동축산과 농촌세대들의 개인축산을 발전시키며 어디서나 축산열풍이 일어나게 하여야 한다"라고 말했다면서, "풀 먹는 집 짐승을 대대적으로 기르는 것은 우리 당이 축산업발전에서 일관하게 견지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했다. '풀 먹는 집 짐승'은 토끼, 양, 염소를 가리킨다. 신문은 "토끼, 양, 염소를 비롯한 집짐승을 많이 길러야 알곡먹이가 아니라 풀 먹이를 가지고 고기와 젖, 털, 가죽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이 먹는 '알곡'이 아닌 풀을 먹는 가축을 키워 고기를 얻자는 것이다.

신문은 같은 5면에 실린 다른 기사에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라며 "태천청년토끼종축장에서는 새끼토끼를 더 많이 생산하여 수령님의 령도 업적을 계속 빛내어나가야 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토끼 생산량 증대가 김일성 뿐만 아니라, 김정일의 유훈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8/201905080143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