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저질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하며 미측에 협상 대표 교체를 요구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인터뷰에서 "하노이 수뇌 회담의 교훈에 비춰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인다"며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폼페이오 장관 교체 요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의 '비핵화 빅딜' 요구를 일축하며 연말을 시한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한 지 6일 만에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북 비핵화 고위급 회담의 미측 수석대표다. 네 차례 방북해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회담했고, 김정은도 세 차례 면담했다. 6·12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후속 협상을 이끌 미측 인사'로 적시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미·북 협상의 틀 자체를 흔들어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권정근은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하면서 '최고존엄 모독' '망발' '궤변' '잠꼬대 같은 소리' '비핵화를 애걸했다' 등의 원색적 표현을 쏟아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외교관의 표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천박하다"며 "외교 결례를 넘어 도발 수준"이라고 했다. 권정근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며 "미국은 지금의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권정근은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의 '톱다운식 담판'에 대한 기대는 접지 않은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9/20190419001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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