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회담 전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짜 징후’를 보여야 한다고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가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예고하면서도 "빨리 움직일 필요는 없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볼턴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걸 보여주는 진짜 징후(real indication)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북핵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북한이 보여왔던 태도가 비핵화 ‘진짜 징후’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볼턴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했다. 다만 ‘비핵화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현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양국 간 핵협상이 재개되려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미 행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번 볼턴 발언은 김정은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 측의 대화 제안을 기다리겠다며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미 언론에 차례로 인터뷰하면서 북한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달 초에도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강화하겠다고도 으름장을 놨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에 ‘영변 플러스 알파’를 주장하며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볼턴은 이날 인터뷰에서 남북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 그는 "우리(미국)는 한국 정부와 매우 긴밀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대화를 시도하려는 만큼 우리는 이를 매우 면밀히 보고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8/20190418007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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