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억 예산 긴급편성… 판문점선언 1년 맞춰 내달 사진전
"北은 NLL 계속 부정… 합의 잘됐다는 식의 홍보는 부적절" 비판
 

국방부가 9·19 남북 군사 합의 성과를 선전하겠다며 2억원의 예산을 긴급 편성해 전시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하지만 전직 장성 400여명이 이 합의에 대해 "우리 군의 손발만 묶었다"며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크고, 북한조차 합의 이행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화자찬식 전시회가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을 보이고 개성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에서 일방 철수하는 등 판문점·평양 선언 위반의 소지가 큰 행동들을 하고 있다.

국방부가 이날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4월 19일부터 한 달간 '힘, 평화로 가다!'라는 제목의 특별 기획 사진전을 전쟁기념관에서 열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 사진전을 통해 "9·19 군사 합의 이행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확보하고 항구적 평화에 앞장서는 우리 군 이미지를 홍보하겠다"고 했다. '합의의 기원과 지난 노력들'이라며 6·25와 정전협정, 과거 군사 합의와 군비 통제 정책을 전시하고, 9·19 군사 합의의 체결 주요 내용과 이행 결과를 사진 등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는 4월 4주를 전시회 최적의 시기로 판단했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용역 업체에 '긴급 입찰'을 추진했다. 국방부는 예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전쟁기념관에서 각종 전시회를 열었다. 작년에 투입된 예산은 50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9·19 군사 합의 선전을 위해 2억원을 추가 배정한 것이라고 이 의원은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종 부스와 관람객 참여 포토존 설치에 예산이 소요됐다"고 했다.

문제는 이번 전시회가 9·19 군사 합의와 남북 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9·19 군사 합의는) 육·해·공 적대 행위 금지, 비무장지대 내 GP (감시 초소) 시범 철수 등 북측 입맛에 맞는 사항들만 일사천리로 이행됐다"며 "군사공동위 구성,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민간인 자유 왕래, 공동유해발굴단 구성 등은 북측의 미온적 태도로 모두 진척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 의원은 "북한은 지속적으로 우리 측이 '군사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방하고 있고, 해안포를 열어두거나 서해북방한계선(NLL)의 존재를 부정하는 등 군사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9· 19 군사 합의가 '잘됐다'며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3월 중 남북 군사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북한이 군사 합의 관련 대화에 소극적"이라며 "특히 최근 경색 국면에서 군사회담에 대한 답변이 제때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5/20190325002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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