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 포함 안돼…北 역사에서 처음"
"14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새로운 직위 추대 가능성…주석제 복원"
"김정은, 비핵화 협상 향후 행동 계획 입장 당분간 밝히지 않을 것"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17일 북한이 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끝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김정은을 헌법상 최고 기관으로 세우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김정은 국가수반으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현상은 북한 역사에서 처음 보는 일"이라며 "내달 초 열릴 제 14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새로운 직위로 추천하고 이와 관련한 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초부터 ‘국가’를 강조해 온 흐름에 비춰, 김정은을 헌법상 국가 최고 지도자 직위에 앉히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현재 북한의 최고 통치자는 김정은 이지만 헌법상 국가 수반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돼 있다. 외국에서 대사 신임장을 제출하거나 축전을 보내올 때도 김정은이 아닌 김영남 앞으로 온다. 최근 들어 북한에선 이를 바로 잡고자 북한에 보내는 축전은 김정은 앞으로 보내오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태 전 공사는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을 헌법적으로 북한의 국가수반임을 명백하게 명기하는 것은, 향후 다국적 합의로 체결될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에 서명할 김정은의 헌법적 직위를 명백히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공정"이라며 "북한헌법에서도 국가수반이 대의원직을 겸직하는 제도를 없애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헌법을 개정하고 지금과 같은 김영남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은 폐지할 것"이라며 "결국 70년대 김일성의 주석제를 다시 도입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최선희(오른쪽)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 중이며, 향후 행동 계획을 담은 공식 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AP·연합뉴스

태 전 공사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향후 행동 계획을 담은 공식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과 관련해 "김정은이 당장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매체들이 최선희 부상의 대미강경 발언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대미 압박 공세를 높이면서도 동시에 협상 판을 깨지 않으려는 북한의 전술"이라고 했다.

그는 "17일까지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 공식매체, 그리고 우리민족끼리나 평양방송 등 대외용 매체들이 최 부상의 대미 강경 기자회견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 본인도 지금까지 북한 언론들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차분히 보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서서 뜬금없이 핵‧미사일 시험 재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 북한 주민들이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걸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8/20190318011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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