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북한 대사관 외벽에서 ‘자유조선 우리는 일어난다!’고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 ‘자유조선’은 김정남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의 이름이다.
11일 새벽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북한 대사관 외벽에서 ‘자유조선 우리는 일어난다!’고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 ‘자유조선’은 김정남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의 이름이다. /AFP 연합뉴스

'김정은 타도 련대(연대) 혁명' '자유조선 우리는 일어난다!'

11일 새벽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북한 대사관 정문 옆 외벽에 푸른색 스프레이로 이같이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 한쪽 벽에는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는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로고도 그려져 있었다.

채널뉴스아시아(CNA) 소속으로 말레이시아에 주재하는 수미샤 나이두 기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 대사관 외벽의 낙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대사관 외벽 로고는 김정남의 아들과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정남의 아들 동영상을 내게 보냈던 '천리마민방위'와 닮았다"고 했다. 천리마민방위는 지난 1일 단체 이름을 '자유조선'으로 바꾸고 스스로 북한 임시정부임을 선포했다.

우리 정보 당국 관계자는 "김정남 살해 피의자인 시티 아이샤의 석방 여부가 결정되는 날에 맞춰 자유조선이 시위성으로 북한을 비난하는 '낙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자유조선이 12~14일 이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자유조선 측은 낙서 직후로 추정되는 11일 새벽, 홈페이지에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용기'라는 글을 올리고 "조용히 자유를 갈망하는 지금은 비록 외롭습니다. 그러나 용기로 인하 여 한 명 한 명 우리는 만나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김정은 타도' 낙서가 자신들이 한 일이란 걸 밝히면서 국제적으로 '반(反)김정은' 기류를 확산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한 대사관 측은 이날 오전 외벽 낙서를 담요 세 장으로 가렸지만 다 가리지는 못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낙서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2/20190312003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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