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현지 시각) 10여명의 괴한이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사건에 미국 정보기관이 연루되어 있을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10일 일간 엘 콘피덴시알은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 국가경찰과 국가정보국(CNI)은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미국 정보기관이 다른 해외 카운터파트와 함께 이번 공격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CNI는 북한 대사관 공격 방식이 북미 정보기관이 비밀 작전 중 수행하는 작업 방식과 흡사하다는 점을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 콘피덴시알은 미국 정보기관의 해외 카운터파트로 한국을 지목했다. 엘 콘피덴시알에 따르면, 사건 당시 대사관 건물에 있던 직원들이 수사관들에게 ‘괴한 중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 국적 소지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엘 콘피덴시알은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외관. /구글 뷰

마드리드 북쪽 외곽 주택가에 있는 북한 대사관은 지난 22일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직원들이 감금되고 컴퓨터를 도난당했다. 경찰 확인 결과 이날 침입에 사용된 차량은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 차량이었다.

일간 엘파이스는 이후 "북한 대사관에 침투한 괴한은 10명 안팎의 동양계 남성들로서 총으로 중무장했다"며 "이들이 대사관 직원과 외부에서 온 손님 등 피해자 8명에 대해 머리에 봉지를 씌우고 손을 묶은 뒤 폭행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중 3명은 심하게 얻어맞아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괴한들이 북한의 특수공작원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스페인 대사를 지내다가 북한 핵실험 직후인 2017년 9월 추방된 김혁철(현 국무위 대미특별대표)이 요원을 보내 자신이나 북한 정권에 중요한 문서 파일을 급히 수거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혁철의 충성심을 확인하려는 차원에서 김혁철의 개인 파일들을 대사관에서 가져올 것을 지시했을 수 있다고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1/20190311015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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