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구상을 ‘환상(fantasy)’에 비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승리(victory)’라고 주장할 어떤 말도 허풍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린턴 전 장관은 26일(현지 시각) 언론인 티나 브라운과의 팟캐스트에서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 중 어느 하나 실제로 이뤄질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트럼프가 묵살하는 모든 정보기관들은 김정은이 핵무기 능력을 포기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검증 가능하고 이행 가능한 (비핵화) 합의는 나올 수 없어 보이지만 트럼프는 뭐라고 주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지만, 그에 상관없이 자신의 치적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부동산 사업을 하던 시절부터 얕은 수로 언론을 속여왔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와) 부동산 거래를 했던 많은 사람들을 아는데, 그들은 모두 ‘트럼프는 1500만달러의 수익을 내놓고도 1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했다"며 "그래놓고 트럼프는 지인들에게 자신의 실제 수익을 언론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다녔다"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는 그렇게 눈가리고 아웅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트럼프가 ‘우리는 북한과 이러이러한 일을 할 것이다’라고 계속해서 말하면 폭스뉴스를 시작으로 다른 매체들이 이를 재생산할 것이고, 이른바 주류 언론이라 불리는 매체들까지 가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런 방식으로 언론 보도를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려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며 "그것이 바로 그가 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9년 2월 26일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캐딜락원을 타고 숙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북한의 요구 조건 중 하나인 주한미군 철수가 중국과 러시아에 이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가 추구하고 지키려는 국가 안보의 이익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앞서 이날 북한 비핵화 협상의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북한에 대한 무분별한 대규모 압박으로는 성과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곧 진행될 예정으로, 한반도 비핵화 추진과 평화체제 구축에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7/20190227012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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