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공산당 행사에서 발언 "美, 북남 가까워지길 원치 않아"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을 담당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017년 4월 스페인 인민공산 주최 행사에서 주한미군의 존재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 남북 관계 발전의 장애물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스페인 인민공산당이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당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로 근무하던 김혁철은 스페인 인민공산당 발렌시아 지구당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미국은 북과 남이 가까워지길, 조선 반도에 평화가 오길 바라지 않는다"며 "북과 남이 가까워져서 조선 반도에 평화가 오고 통일이 되면 남조선에 미군이 있을 구실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과 남이 가까워지려고 하면 빗장 제거를 하지 못하게 긴장을 조성한다"고도 했다.
 
北 김혁철·김성혜 하노이 도착 -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을 담당한 김혁철(뒷좌석 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20일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김성혜(뒷좌석 오른쪽)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함께 숙소인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로 가고 있다.
北 김혁철·김성혜 하노이 도착 -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을 담당한 김혁철(뒷좌석 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20일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김성혜(뒷좌석 오른쪽)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함께 숙소인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는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1년 2개월 전이었다. 이후 진행된 남북, 미·북 대화에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김혁철 발언은 북한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김혁철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해 "핵을 가진 큰 나라들은 다른 나라들이 핵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했다. 중·러가 대북 제재에 참여한 데 대해선 "같은 집안에도 형제간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나라 사이에도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산가족의 자유로운 왕래'와 같은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이 이뤄지지 않은 책임을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간담회는 한국·스페인어 순차 통역으로 진행됐고 김혁철은 "스페인어가 능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간 일부 매체는 김혁철이 쿠바에서 유학해 스페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도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1/20190221003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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