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미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 11년, 3년 만에 재개될지 이달 안에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북한 금강산 기암괴석 전경 /조지원 기자

7일 대북사업 전문기업 현대아산은 오는 8~9일 북한 금강산 현지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등 임직원 20여명은 1박 2일 일정으로 금강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행사가 계열사 자체 일정이기 때문에 방북 일정에 동행하지 않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창립 20주년 상징성을 고려해 금강산행사를 추진하게 됐고, 북측도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며 "현대아산 남북경협 20년 역정을 되돌아보며 사업정상화와 재도약 결의를 다지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작년 11월 금강산 현지에서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등 관광 재개 등을 위해 각종 일정을 가능한 북한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히 2차 미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면서 이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등 남북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등 남북경협 사업은 지난 9월 남북정상이 만나 ‘우선 정상화’에 합의한데 이어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어느 때보다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수준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후속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상응 조치에 제재 완화가 포함되는지가 관건이다.

현대그룹과 개성공단입주기업 등 대북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제재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지 않으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언제라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작년 12월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한 발 빠르게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가동을 대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500억원 가운데 시설자금 350억원을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에 배정했다. 특히 금강산의 관광시설‧호텔‧숙소 등 시설 개보수와 안전관리시스템‧차량‧통신장비 등 비품 구입에 각각 160억원씩 투입해 관광 재개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차 북미회담을 계기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한단계 진전돼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담담한 마음으로 이에 대비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파주에서 바라본 개성의 모습./연합뉴스

2016년 설 연휴기간에 갑작스럽게 가동이 전면 중단된 이후 한 번도 개성공단을 찾지 못한 입주기업들도 이번 2차 정상회담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를 통틀어 7차례 방북 신청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재가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입주기업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 를 수 있겠지만, 제재 완화가 되면 즉각 공장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미국과 북한이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진전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끝내면 제재 완화 수준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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