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美대통령 마주앉을 준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미국이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공화국(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날 오전 9시 발표한 신년사에서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이 미·북 대화의 문을 열어뒀지만, '새로운 길'을 언급함으로써 '플랜 B'로 갈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핵·미사일 실험 등 핵무력 증강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조치 대신 핵무력 증강 카드로 미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이날 핵 폐기 대신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핵 보유 선언"이라고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기존 핵보유국들의 주장과 유사하다"고 했다. 김정은은 비핵화와 관련, "6·12 조·미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했다. 육성(肉聲)으로 '비핵화'를 언급하긴 했지만, '선(先) 미국 핵우산 제거, 후(後) 북한 비핵화'를 뜻하는 '조선반도 비핵화' 주장을 되풀 이했다는 평가다.

김정은은 이어 "(남한이) 외세와의 합동 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 핵우산 제거'를 요구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등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한 것에 편승해 한·미 동맹을 이간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2/20190102002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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