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11일 서울에서 잭 프리처드 미 대북교섭대사의 방북을 포함, 북미대화 재개방안에 대한 조율을 벌였다.

양국은 이날 베이징(北京)을 거쳐 방한한 프리처드 대사와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및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차관보간 연쇄접촉을 가졌다.

미국은 이에 앞서 지난 8-9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협의에서 '뉴욕채널을 통한 북한과의 직접 접촉을 곧 벌여 방북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프리처드 대사의 조속한 방북도 중요하지만 방북이후 북미대화가 계속 이뤄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시기는 당초 예상됐던 5월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태식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KBS-1 라디오에 출연해 '앞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양자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북일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로서는 조속히 미북간 접촉이 이뤄지고 대화날짜가 결정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대사는 이와 관련, 12일 귀국길에 오르는대로 조만간 뉴욕에서 박길연(朴吉淵)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를 만나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북측의 공식입장을 타진하고 자신의 방북문제를 포함한 북미 예비접촉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프리처드 대사와 우리측과의 연쇄 접촉에서는 임동원 특보의 지난 3-6일 방북결과, 특히 5시간에 걸친 임 특보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우리측의 추가 설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임 특보는 '북한도 미국과 대화하고 관계개선을 원하고 있으며,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을 수용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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