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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 선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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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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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당시 집권당의 어느 의원이 군(軍) 행사에 갔다가 별이 새겨진 전투모를 기념품으로 받아왔다고 자랑했다. 모자에 자기 이름도 새겨 놨더라며 흐뭇해했다. 군 계급의 '별'은 국가에 대한 헌신, 탁월한 공적의 상징이다. 국회의원에게 '별'을 선물용으로 쓴 군인들을 보면 이들이 군복에 생명과 명예를 건 진정한 군인이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나라 군대든 국민의 신뢰와 성원을 먹고 산다. 국군의 날에 일반인에게 부대를 개방하고 전차·전투기 같은 각종 무장(武裝)을 전시하는 것도 대민(對民) 이미지를 높이려 하는 일이다. 이런 홍보전을 '민사(民事) 작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만물상] 철조망 선물

▶군에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은 '1급' 홍보 대상이다. 군부대를 찾는 의원은 일반인과는 차원이 다른 귀빈 대접을 받는다. 국정감사 때 현장 시찰이라며 의원들을 독도까지 해군 잠수함에 태우고 갈 정도다. 그러다 정치권을 의식한 '이벤트'가 도를 넘어 논란이 되는 경우가 곧잘 있다. 공군 수송기에 올라 해외 파병부대를 찾은 의원을 실제 조종석에 앉혀 뒷말이 나온 적도 있다.

▶지난주 육군 모 부대는 방문객인 여당 의원 일곱에게 지난달 철거한 휴전선 GP 철조망 7㎝씩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철거 GP 잔해물을 보존하라'는 국방부 지침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선물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의원들이 GP 철거를 현 정부가 만들어낸 '평화의 상징'으로 홍보하려고 해당 부대를 찾았으니 부대장도 국방부 지침 정도는 어겨도 된다고 생각한 것 아닌가. 지침 위반 논란이 일자 육군은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했고, 의원들은 기념품을 반납하겠다고 했다.

▶철조망 7㎝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군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튼튼한 안보 태세를 갖추면 된다. 그런데 지금 북핵 폐기는 어디로 갔는지 가물가물하고 우리 무장해제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군이 평화 이벤트라며 철조망 기념품을 여당 의원에게 주는 쇼나 할 때냐는 것이다. 전 정권 시절엔 예비군 훈련장에서 북한 김씨들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쓰기도 했던 군이다. 군이 전투와 작전이 아니라 정치 바람 타는 데 이토록 빠르다. 인터넷에선 이런 군을 일본 '쇼군'에 빗대 '쇼(Show)군'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북핵이 완전 폐기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철조망 7㎝가 아니라 DMZ 철조망 전체를 국회의원들에게 상납한다 해도 뭐라 하지 않겠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7/20181227031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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