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며 ‘버티기 전략’에 나선 가운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8일(현지 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 등의 제재 압박을 연거푸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 세계는 여전히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까지 유엔 결의를 집행하고 이행하기 위해 단합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가 북한의 비핵화 후에 이뤄질 것이고 북한이 빨리 비핵화를 할수록 제재가 빨리 해제될 수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미·북 간 대화는 계속 진행중"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이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이 약속했던 북한의 FFVD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정책은 북한의 비핵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리용호 외무상, 김영철 당 부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김주성 통역관, 리수용 당 부위원장, 존 켈리 비서실장, 이연향 통역국장,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달 1일 김 위원장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찾아 "적대 세력들이 우리 인민의 복리 증진과 발전을 가로막고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 보려고 악랄한 제재 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며 "시련 속에서 자기의 힘을 백배로 비축한 우리 국가가 어떻게 우리의 힘과 기술, 우리의 손으로 강대한 나라를 꾸려나가는가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뚜렷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도 현지지도 강행군을 펼치며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우리의 사회주의 전진 도상에는 엄연하게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스티븐 비건<사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9~2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방한한 것과 관련, "한·미 공조 강화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고 북한의 FFVD라는 공통된 목표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 기간 한국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다른 한국 측 관계자들과 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행, 대북 경제협력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 중 북한 측과 판문점에서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발표할 것은 없다"고 답했다. ‘최근 불발된 한·미 간 방위비 분담 협상이 비핵화 대화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한·미 관계는 한반도와 역내 평화, 안보에 핵심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는 지난 11~13일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10차 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과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의 인상과 함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우리 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이달 31일 종료된다. 연내 타결이 불발되면 일단 올해 기준 금액을 국방 예산에 반영해 새 협정 발효 시까지 사용하게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9/20181219012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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