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北인권 국제회의 참석 "北 때문에 아들 잃어 더 공감"
 

북한이 16일 "비핵화의 길이 영원히 막힐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은 최근 수위와 빈도가 부쩍 높아진 미국의 대북 제재·압박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산하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북 제재와 인권 압박 사례들을 겨냥해 "격분을 금할 수 없다"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발끈'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엔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미 조야(朝野)는 연일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있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북한이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듯하다"며 "점차 대응 수위가 높아지다가 대화가 전격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작년 6월 석방 1주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지난 15일 도쿄에서 일본 정부 주최로 열린 북한 인권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지난 12일이 아들의 24번째 생일"이라며 "북한의 테러 행위로 피해를 입었기에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과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오랫동안 (외국인을) 인질로 잡아 고문·처형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일본인 납치 피해 가족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에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중) 일부 지원은 확실히 전용(轉用)된다"고 말했다. 취약 계층에 전달돼야 할 물자들이 군대, 특권 계층, 관광지 등 엉뚱한 데로 간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14일 VOA에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비핵화에 진정성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정상회담만 고집하는 이유는 '주한미군이 문제'라는 북측 주장을 믿어준 유일한 이가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캐나다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후 "모든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행하고 다른 나라에 압박 유지 를 독려해준 캐나다에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위해 이번 주 후반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워싱턴에서 1차 회의를 가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한·미는 미·북 대화 재개에 관한 북측 입장을 공유하고, 철도 연결 등 각종 남북 협력 사업의 제재 면제 등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7/20181217002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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