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금강산 인근 사용 못해
철도 노후화 민낯 그대로 드러나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금강산 감호역~두만강역) 공동조사를 위해 8일 방북하는 우리 조사단이 북측의 철도 사정 악화로 열차 대신 버스를 타고 조사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금강산 인근의 감호역~안변역 철도 구간은 열차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구간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얘기를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 구간은 태풍과 홍수로 유실돼 아직 복구를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조사를 해봐야 사정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며 "나머지 안변~두만강 구간은 열차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남북은 지난달 30일부터 경의선 철도(개성~신의주) 시설에 대한 공동 조사를 진행 중인데 오는 8일부터는 동해선(금강산 감호역~두만강역) 철도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 측에 일부 구간에서 버스를 이용할 것을 통보하면서 조사 단원들은 북측 금강산 감호역부터 강원도 원산 안변역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조사를 하게 된다. 감호에서 안변까지 약 100㎞ 구간에는 14개의 기차 역이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실제 조사를 해보면 수리 보수를 해야 하는 철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사례는 노후화된 북한 철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북한 철도 부문에서 고위 간부로 근무했던 A씨는 "북한은 전체 철로의 97%가 선로가 한개인 단선으로 알려져 있고 전기도 자주 끊겨 철도 운행이 쉽지 않다"며 "말이 현대화지 실제 철도 연결을 하는 데는 새로 철도는 놓는 것보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밖에도 동해선의 경우 휴전선 이남의 남측 구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해선인 강릉~제진(104.6 ㎞) 구간에는 아예 철로가 없어 신설해야 한다. 철도·도로 연결은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신경제 구상' 사업의 일환이다. 경의선과 동해선을 축으로 중국과 러시아로 뻗어나가고, 휴전선 인근에서 두 축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향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될 때 바로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하는 사전 조사 차원"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4/20181204002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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