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3년새 30개 생겨… 가입한 기업도 2500개로 급증
한국식 닭튀김·라면 등도 각광
 

최근 북한에 30여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생겨나고 가입 기업이 2500여 개에 달하는 등 '온라인 쇼핑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26일 전했다. 사회주의 계획주의의 근간인 배급제가 사실상 붕괴한 뒤 장마당 경제를 움직여 온 '돈주' '신흥 갑부' '붉은 자본가'들이 휴대폰 보급 확대를 활용해 사이버 공간에서 사업을 벌인 결과라는 것이다. 또 대북 투자와 무역의 정상화를 원하는 북한 당국이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온라인 쇼핑몰 육성에 적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 쇼핑몰 3년 만에 2개→30여 개

최근 평양을 다녀온 중국의 대북 무역업자 A씨는 이날 "최근 북한에 온라인 쇼핑몰이 30여 개 생겨나고 여기에 2500여 개의 북한 기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평양에선 손전화(휴대폰)로 물건을 주문·결제하는 일이 보편화됐다"고 했다.
 
[김명성 기자의 평양 24시] 평양은 온라인 쇼핑 열풍… 치킨 배달도 한다
/일러스트=이철원

북한에 온라인 쇼핑몰이 처음 등장한 건 2015년이다. 내각 인민봉사총국이 운영하는 '옥류'는 스마트폰과 연계돼 온라인 주문·결제·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같은 해 서비스를 시작한 '만물상'에서는 의류와 식료품, 가정용품은 물론 전기·전자 제품, 보건·의약품까지 수백 가지 물건을 거래한다. 만물상에 공식 등록된 기업체만 3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에는 온라인 쇼핑몰 '은파산'이 공식 오픈했다.

북한의 온라인 쇼핑몰은 인터넷이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인트라넷을 이용한다. 조봉현 IBK기업은행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에 보급된 휴대전화가 600만대로 급증하면서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IT와 생산 제품의 접목을 강조하고, 제품의 국산화 전략을 추진하는 경향과 맞물려 있다"고 했다.

◇치킨 배달업에 컴퓨터·운전 학원까지

온라인 쇼핑몰의 증가와 함께 배달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한류(韓流)의 영향으로 한국식 서비스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평양에는 한국식 '닭튀김집' 배달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평양과 지방 대도시들에는 택배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배달업이 인기 직업으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국식으로 리모델링해 팝콘과 음료를 파는 영화관이 평양 젊은이들의 연애 장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한국제 봉지 라면과 커피믹스는 평양 주민들의 기호식품이 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컴퓨터 학원과 자동차 운전 학원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소식통은 "정상회담 이후 한국에서 자동차와 컴퓨터를 대량으로 보내줄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최근 평양과 지방 대도시에 자동차·컴퓨터 학원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운전 전문학교의 교습 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되고 교육과정에 국산차뿐 아니라 외제차에 대한 내용도 추가됐다고 한다.

하지만 평양 밖에 사는 대다수 북한 주민은 아직 이 같은 변화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려면 은행에 상당한 돈을 맡겨 놓아야 하고, 주문 가격도 일반 주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아직까진 당·정·군 간부, 돈주 등 특권층이 몰려 사는 평양과 일부 지방 대도시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7/20181127002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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