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후원 연결 위해 한국 온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미국 인권재단 전략기획실장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고운호 기자
"서울시청 건물 외벽에 김정은의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 있는 걸 봤습니다. 서울 시민 세금으로 독재자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알렉스 글래드스타인(32·사진) 미국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HRF) 전략기획실장은 24일 서울시청에 걸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에 대해 "많은 외국인에게 저 사진은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무관심하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 HRF는 2006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비영리 인권단체다. 중국·러시아·베네수엘라 등 각국 인권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탈북자를 미국 후원자와 연결해주기 위해 방한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공개 행사에서 북한에 비판적인 탈북자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방해되지 않도록 억누르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잘 알려진 탈북 인사들의 실명(實名)을 거론하며 사례를 들었다. 최근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민 연구자를 만났는데, 그로부터 "정부 관계자가 언론 출연을 막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지난 15일 통일부가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의 판문점 남북 고위급 회담 취재를 막은 것도 언급하며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차별"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 활동까지 억압하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알고 있다"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등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인 권 문제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은 부모님이 북한 태생이고 정치 입문 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는데, 북한 인권 문제에 소홀한 것은 이해되지 않고 또 슬픈 일"이라고 했다.

이번에 그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으로 돌아가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친과 동행했다. 웜비어 부친은 23일 문 대통령 측근을 만났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26/20181026001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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