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순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18일 예정에 없던 원산 갈마행 고려항공기 2편이 전광판에 등장했다고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두편 모두 출발 예정 시간이 이날 오후 5시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100여명의 방북단이 이날 오전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가운데, 북한이 한국 재계 인사들에게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개발 현황을 소개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K뉴스에 따르면 평양-원산 항공편은 통상 월요일에만 운행된다. 이와 관련,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영국 여행사 ‘고려 투어’의 사이먼 코커렐 책임자는 "공항 직원들은 이들 항공편이 무슨 목적으로 운행되는지, 왜 두편이나 운행되는지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며 "북한 정부가 한국 방북단에게 원산 개발 현황을 보여주기 위해 운행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K뉴스는 "한국 방북단이 이날 저녁 원산행 비행기를 탈 경우, 북한 정부가 해당 지역의 기존 관광 인프라와 떠오르는 관광 인프라를 모두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부터 인근 마식령 스키장과 최근 리모델링한 갈마공항를 비롯한 원산 지역 관광지 개발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NK뉴스는 지난 4월 27일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 사진을 분석해 원산-갈마 지역에 대규모 새 관광 리조트가 들어서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K뉴스가 당시 공개한 사진에는 최소 170여채의 건물이 들어선 모습이 담겼다.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국제공항 출국장 전광판에 등장한 원산 갈마행 고려항공기 2편. / NK뉴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원산 갈마반도의 백사장인 ‘명사십리’ 등 관광자원을 활용하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후 북한 정부는 수천명의 군인을 동원해 관광지구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현장을 시찰하고 내년 4월까지 완공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개발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다. 그러나 NK뉴스는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과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사진 등을 분석하면 길이가 약 4.5km 길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외신 기자들은 갈마호텔에 머물며 명사십리 해안 인근에 조성된 호텔과 고급 주택촌, 인공 호수 등의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NK뉴스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이용 대상이 누가 될지에 대한 확정된 내용은 아직 북한 관영 매체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 복원을 시사했던 연설에 개발 계획이 등장했다는 점을 들어 이 관광지구가 한국 관광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고 했다.

통일부와 청와대는 이날 NK뉴스에 방북단의 원산 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8/20180918024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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