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
국무부, 대기업 총수들 동행에… "완전한 대북제재 이행" 강조
유엔 안보리, 어젯밤 대북제재 긴급회의… 미국과 中·러 격론
 

미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완전한 유엔 대북 제재의 이행"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을 훼손할 수 있는 남북 경제협력 합의 등이 이뤄질까 봐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도 "문 대통령이 가장 거친 도전에 직면했다"며 우려와 기대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16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에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동행하는 데 대한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된 '특정 분야 제품(sectoral goods)'을 비롯해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며 "모든 나라가 북한의 불법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을 도울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정 분야 제재는 섬유와 농산물과 같은 특정 산업 전체의 수출입을 막는 것을 말한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석탄, 철강 및 철광석, 완제품 의류와 섬유, 식품, 농산품, 기계류, 전자장비, 석재, 선박 등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이 같은 '분야별 제재'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현행 대북 제재 아래에선 경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비핵화에 진전이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반박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원로자문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미래핵'을 폐기하고, '현재핵'까지 폐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VOA의 질문에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이 핵 활동과 유엔에 의해 금지된 핵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2018 보고서를 환영한다"고 했다.

미 의회도 북한의 비핵화 의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생산적이길 바란다"면서도 "그들(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갖고 논다면 우리는 고통의 세상(world of hurt)에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야만 한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실제로 그런 어려운 결정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원 군사위 소속 존 개러맨디(민주당) 의원도 VOA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장난을 치고 있다"며 "의회는 강력한 미군 주둔을 위한 예산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AP통신은 "모호한 비핵화 선언을 구체화하고, 미·북 협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가장 거친 도전에 문 대통령이 맞닥뜨렸다"며 "문 대통령이 비핵화와 관련된 가시적 진전을 만들지 못하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문 대통령의 방북은 두 불안한 지도자인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하는 가교 능력을 다시 한 번 시험할 것"이라고 했고, 월스트리 트저널(WSJ)은 "비핵화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살려내기 위한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17일 오전 북한 비핵화를 의제로 긴급 유엔 안보리 회의가 소집됐다. 러시아와 중국은 안보리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미·북 간 어렵고 민감한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대북제재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8/20180918002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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