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안남도 남포항 원유 하역장 개선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북한전문매체 ‘NK프로’가 11일(현지 시각)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찍은 사진을 분석해 보도했다. 근처 해상에 외국 선박으로 추정되는 선박들도 다수 포착됐다.

남포항 원유 하역장은 북한으로 유입되는 유류 제품이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이다. 북한은 2015년 10월에서 2016년 2월 사이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공사가 끝나면 남포항의 선박 수용능력과 가능한 석유 취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지난 7월 북한이 남포항을 통해 불법환적한 원유·석유 제품을 들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NK프로는 북한이 지난달까지 남포항 항구 부두 중 1곳의 확장 공사와 함께 정박지에서 인근 유류 창고로 연결되는 해역을 메꿔 추가적으로 부지를 조성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K프로는 "부지 확장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나 지난 2년 간 그래왔던 것처럼 확장된 부지에 유류 보관 시설이 세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NK프로는 또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남포항 원유 하역장의 수요가 줄어들었어야 하지만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불법환적분을 포함한 북한의 실제 정제유 수입량이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가 정한 상한선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르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은 연간 50만배럴(6만~6만5000톤)이다.
 
2018년 8월 18일 북한 평안남도 남포항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 플래닛랩스

남포항 근처 해상에서의 선박 움직임도 많다. NK프로는 "지난 8월18일과 9월10일 남포항 일대를 찍은 위성 사진을 보면, 상당히 많은 숫자의 선박이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며 "항구 근처와 정박지에 정박한 배들도 많았다"고 했다. 8월18일 사진에는 총 20척의 선박이 포착됐으며, 이 중 8척은 남포항 부두 3곳에 정박해 있다. 9월10일 사진에서도 비슷한 수의 선박이 부두에 정박해 있고, 9척은 주변 해상에 있다.

이와 관련, NK프로는 "사진 속 선박들이 오랜 기간 남포항 일대에 정박해 있던 게 아니라면 북한 당국이 밝힌 것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선박들이 이곳을 오가는 것"이라며 "북한 선박의 자동식별장치(AIS) 송신기의 위치 데이터에 따르면, 국제 해역을 항해하는 북한 선박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남포항 주변 해상에 있는 선박들이 외국 선박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올해 1~6월 북한에 수출된 정제유가 총 1만8061톤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8333톤, 러시아가 9727톤을 각각 북한에 제공했다고 신고했다. 중국과 러시아 외에 북한에 석유 제품을 공급 했다고 신고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북한이 올해 첫 5개월간 최소 89차례 불법환적을 했다며, 통상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옮겨지는 석유 제품의 양이 1000~2000톤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최대 17만8000톤의 정제유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식으로 보고된 정제유를 더하지 않아도 이미 올해 연간 상한선을 3배 가까이 초과한 양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2/201809120213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