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우호관계를 맺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대(對)미 적대 정책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지난 9일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수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가 부착된 전투장비들이 등장했다며 "보는 주민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 정부가) 싱가포르 회담 이후 미국을 적대시하는 반(反)미 집회나 행사들을 없애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경제 발전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데, 군대 내에서는 여전히 주적을 미국으로 삼고 반미투쟁 의식을 고취하는 구호와 행사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18년 9월 9일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열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의 신형 152㎜ 자주포. / 노동신문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군 관련 소식통은 "정치·사회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적대 정책이 폐기됐거나 은폐됐는지 모르겠지만 군대 안에서의 대미투쟁이나 주적개념은 변하지 않았다"며 "군에서 진행하는 정치상학(정신교육) 내용도 군인들이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조금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인민군총사령부에서 부대에 내려 보내는 내부 지시문을 봐도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때문에 군인들이 평화적 분위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정치사상교육을 더 강화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평화회담을 하건 말건 여기에 귀기울이지 말고 인민 군대는 싸움 준비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시가 수시로 하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이후 주민들은 북한 사회에 보다 긍정적인 변화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당국의 이런 이중적인 행태로 미국과의 관계가 또 다시 일촉즉발의 위험한 관계로 되돌아 가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2/20180912003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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