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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진] 성급한 종전 선언, 北 비핵화에 도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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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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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진 변호사·대한국제법학회 정회원
김지진 변호사·대한국제법학회 정회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과 종전 선언을 맞바꾸는 협상안을 북한에 제시했다. 하지만 준(準)평화협정에 해당하는 종전 선언은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 전까지 신중해야 한다.

종전 선언을 단순한 정치적 선언으로 보고 법적 효과를 과소평가할 수도 있다. 그럼 종전 선언은 일종의 신사협정이라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가. 국제법상 법적 구속력의 존재 여부는 전적으로 당사자에 달려 있다. 당사자들이 의사를 표시하면 국제법상 구속력이 생기는 것이다.

평화협정의 일반적 패턴을 고려하면 종전 선언에 '당사자 간 적대 행위 종식'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은 향후 평화협정의 출발점이 되는 것으로, 당사자들이 법적 구속력을 부여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종전 선언을 할 경우 당사자 간 적대 행위를 종식한다는 합의에 국제법적 구속력이 부여된다. 1953년 정전(停戰)협정 체결 이후 북한의 행동 및 발언을 종합해 판단해보면 북한이 생각하는 적대 행위의 핵심은 주한 미군의 존재 그 자체이다. 북한은 종전 선언 이후 적대 행위 종식이라는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을 할 수 있다.

혹자는 종전 선언을 하더라도 정식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정전협정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주한 미군 철수와 종전 선언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희박하다. 종전 선언을 하더라도 정전협정 체제가 유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든지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것은 유엔군사령부이고 그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직한다. 정전협정 체제 유지의 실질적 근간이 주한 미군인 것이다. 하지만 주한 미군이 철수하고 유엔군사령부를 형식적으로 남겨두어도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유엔군사령부는 1957년 서울로 이전하기 전까지 일본 도쿄에 있었다.

결국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성급하게 종전 선언을 하면 북한이 다양한 법적 주장을 할 수 있게 되어 비핵화를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 종전 선언이 비핵화를 유인(誘引)할 것이라는 것은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불과하다. 북한이 먼저 실질적 비핵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성급하게 종전 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0/20180910033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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