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철수하고 대신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배치하라고 지시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드 배치 비용을 문제 삼았다. 이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11일(현지 시각) 발간하는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에 나오는 내용이다.

뉴스위크는 6일 이 내용을 보도하며 "현재 사드는 계속 한국에 배치돼 있지만,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은 한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작하는 것에 동의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22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책과 보도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봄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허버스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한국이 사드 비용을 지불했는지 물었다. 책에 언급된 ‘봄’은 지난해로 추정된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미국이 사드 비용을 냈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을 요구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한국이 미국에 사드 배치 기지를 99년간 무상 임대한 것을 언급하며 "사실 우리에게 매우 좋은 거래였다. 우리는 (사드) 시스템과 배치, 가동에 드는 비용을 낸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해 사드가 배치된 곳을 보고 싶다고 했고 과거 골프장이었던 땅을 포함한 지도가 펼쳐졌다.

평생 부동산 개발사업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를 보자마자 "이건 똥덩어리 같은 땅조각"이라며 "끔찍한 거래"라고 했다. 그는 "누가 이 거래를 협상했나? 어떤 천재가? 저리 치워라. 나는 그 땅을 원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미사일방어체계에 10년간 100억달러가 들 텐데, 심지어 미국에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젠장, (한국에서) 철수해서 포틀랜드에 배치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를 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8년 8월 14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전화통화를 9월 4일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
사드는 유사시 북한이 한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대기권 바깥에서 미사일로 요격하는 공중방어체계다. 미국은 한국 영토와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한국 성주에 사드를 전개한다고 공식 발표했고, 그해 7월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계기로 사드 발사대 4기를 배치했다.

우드워드의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와 대북 선제공격 등을 실제로 고려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이 이 지역(한국)에 재정적, 군사적으로 지원해야 하느냐"며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의문을 표했다고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7/20180907013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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