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선박 간 환적 수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북한 선박은 해상에서 크레인으로 밀수 제품을 옮겨 싣고, 중국판 카카오톡인 소셜미디어(SNS) ‘위챗’으로 소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중간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의 환적 수법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망은 느슨하지 않지만, (북한이) 환적 수법을 교묘하게 하면서 밀수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방위성이 2018년 7월 4일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선적 유조선의 불법 환적 현장 사진. /일본 방위성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선박 간 환적 시 크레인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주된 선박 간 환적 수법은 해상에서 선박 2척을 호스로 연결해 석유 등 제품을 옮겨 싣는 식이었다. 그러나 올 3~5월에는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한 선박 여러 척이 베트남 통킹만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다른 선박에 석탄 등 화물을 옮겨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자국 선박이 아닌 외국 선박으로 석유제품을 밀수입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 4월 10일 중남미 국가 벨리즈 선적의 유조선이 중국 상하이 인근 해상에서 러시아 선박으로부터 석유 정제품을 옮겨 싣고 북한 남포항에 하역한 일이 있다.

또 북한이 선박 간 환적 행위를 할 때 자동식별장치(AIS) 전원도 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국제사회가 불법 환적 행위를 하는 북한 선박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다. 원래 다른 선박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항해 중에는 AIS 전원을 켜야 한다.

보고서는 동중국해 등에서 선박 간 환적 시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위챗이 이용됐다 고 전했다. 북한은 옮겨 받는 제품이 정품인지 확인하는 등 주요 정보를 위챗으로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북한의 대리인이 통신 수단으로 AIS가 아닌 위챗을 이용해 추적을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원래 이달 초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러시아 측이 "보고서 내용 등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배포하지 못하게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3/20180903019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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