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6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앞섰다. 70년 가까이 기다려 가족과 친척을 만난 사람들은 그나마 한(恨)을 조금 풀었다지만 수많은 이산가족은 기약 없이 다음 상봉 행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 5만6862명 중 80세 이상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상봉 행사가 이런 식으로 일회성으로 열리면 대부분의 이산가족은 생전에 북한의 가족·친척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급한 대로 생사 확인과 서신 연락 등으로 이산가족들의 숨통을 틔워주어야 한다. 통일 전이라도 상대적으로 쉬운 것부터 한 가지씩 문제를 풀어 가는 게 순서 아닌가.

이번 상봉 행사는 1, 2차로 나뉘어 2박 3일 동안 진행되었지만 이산가족들은 11~12시간 만났을 뿐 하 룻밤도 가족과 함께 잘 수 없었다. 짧은 만남 이후 전화 연락도 할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많은 이산가족이 상봉 행사 이후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애초 이런 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신청을 포기한 사람도 있다.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헤어진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생사 확인과 서신 연락 등 쉬운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9/20180829043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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