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북 제재를 추가한 것은 북한 문제를 더 빨리 진척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 이행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면서도 김정은에게 양보한 것은 없다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방송된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와 인터뷰에서 "그(김정은)와 얘기했고 만났지만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제재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매우 무거운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실은 (북한 문제가) 더 빨리 진전되도록 어제 제재를 추가했다"고 했다.

이는 김정은과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이 자신을 비판한다며 반박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북한이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 선(先) 비핵화, 미국의 후(後) 제재 해제’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8월 23일 방송된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진전을 위해 최근 대북 제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폭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북한과 불법 석유 거래에 관여한 러시아 해운회사 2곳과 선박 6척을 21일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달 들어서만 미국의 세 번째 대북 독자 제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선거지원 유세에서도 "제재를 빨리 풀어주고 싶지만 북한이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며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관계가 좋지만 김정은에게 양보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 "내가 싱가포르를 떠난 후 북한은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고 핵실험도 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을 돌려받았다"며 "우리는 케미스트리(궁합)가 좋고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난 것은 전임 대통령들이 하지 못했던 대단한 업적이라며 스스로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아무도 내가 그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지 않았다"며 "오바마(버락 오바마)도 만나지 못했고 클린턴(빌 클린턴), 부시(조지 W 부시)도 김정은 일가와 만남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2018년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이 김정일이나 김일성보다 더 어려운 상대인데도 자신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김정은)은 아버지(김정일)보다 더 상대하기 어렵고 할아버지(김일성)보다도 더 힘든 상대"라며 "그들 (미국 전임 대통령들)은 만남도 얻어내지 못했는데 나는 만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자신에게 감사를 표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22일 오전 아베 총리와 통화했다고 공개하며 "그(아베)는 최근 오랫동안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아 일본 국민이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하며 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4/2018082401230.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