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과 인터뷰서 "김정은과 2차회담 가능성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가능성이 크다(most likely)"고 말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지금 당장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닌 걸로 안다"며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서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가 나오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방북 성과가 관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위터에서 미군 유해 송환과 함께 김정은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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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책상 위에 녹음기 8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추가 회담이 곧 이뤄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트럼프의 발언을 녹음하기 위해 집무실 책상 위에 8대의 녹음기·스마트폰이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차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이달 말로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을 만나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열 경우 자연스럽게 2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미국은 북한의 핵시설 신고와 폐기 등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선(先)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서 합의점을 찾는다면 오는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전후해 미·북 정상이 마주 앉을 수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김정은이 백악관 초청을 수락했다"고 했었다. 이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9절(북한 정권수립 기념일) 전후 평양 방문→9월 중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유엔 총회 무렵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4자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 관련해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처음엔 우리를 많이 도왔지만, 지금은 무역(전쟁) 때문에 (북핵 문제를) 훨씬 덜 돕고 있다"고 했다. 9·9절에 맞춰 방북할 수 있다고 알려진 시 주석에게 북핵 문제에 훼방을 놓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려 할 경우 정상회담은 10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아직 워싱턴에서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징후를 느낄 수는 없다"면서도 "결국 시기와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대북 정책 방어 나선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북 정책을 적극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실험장 폭파 이외에 북한이 다른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내가 핵실험을 중단시켰으며, 미사일 실험도 중단시켰다. 일본이 이에 매우 좋아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내에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으며, 정상회담 이후 뚜렷한 비핵화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과의 관계를 "훌륭한 궁합(c hemistry)"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며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지 않고 있고, 많은 고요함이 존재한다.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다. 그것이 이런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는 김정은에게 '당근'을 주면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2/20180822002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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