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황해남도에 있는 북한군 소속 금산포젓갈가공품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김정은은 인민복 상의를 벗어 부인 리설주에게 맡기고 흰 속옷 차림으로 내부를 둘러봤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정권 수립일인 9·9절을 앞두고 내부 단속에 나섰다. 주민들에게는 "외부에 대한 의존심도, 기대도, 환상도 갖지 말라"며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하고 있으며 9월 5일까지 평양에 외국인 단체여행객도 받지 않기로 했다. 또 기존에 진행 중이던 관광비자 발급 절차까지 중지하면서 대규모 외빈 초청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전 인민적인 창조대전 앞으로!'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남에 대한 의존심은 국력을 쇠퇴 몰락시키는 사약이고 자력갱생만이 영원한 승리"라며 "전략국가의 지위에 단숨에 올라선 우리에게 경제강국 건설은 문제로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100년 만의 삼복철 더위에도 각지 민생현장을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은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력으로 경제성과를 이뤄내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날 '우리가 갈길은 오직 자력자강의 한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제국주의자들은 전략적 목적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오늘의 세계에서 남의 도움을 바라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에 대한 의존심은 나라를 현대판 식민지, 속국으로 만든다"며 "자력자강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노동신문은 "남에 대한 의존이 나라를 속국으로 만드는 길이라면 자기 힘에 대한 믿음은 작은 나라도 강대국으로 만드는 보검"이라며 "경제제재로 우리의 신념을 허물어보려는 것은 망상"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둔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투어스'(Koryo Tours)는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8·9월 북한 비자 처리절차(Visa Processing) 중지'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올렸다.

이 여행사는 "현재 진행 중인 모든 관광비자 신청 건을 중지해야 한다는 지시를 상부로부터 받았다고 평양의 우리 파트너들이 13일 알려왔다"며 "이번 중단 조치는 현재 처리 중인 모든 관광비자에 적용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방문객 수용 능력과 관련된 문제로 보인다"며 "9월에 다양한 고위급 정부 대표단이 평양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한 상부 기관에서는 누가 얼마나 올지 확실해질 때까지 관광 부문은 일단 중단시켜 놓은 것"이라고 했다. 또 "이달 말이면 상황이 정리되고 중단 조치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이후에는 비자가 매우 신속하게 발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 중국 선양 의 조선족 기업인을 인용해 북한이 외국 기업인들의 업무 방문도 다음 달 5일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개별적으로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단둥의 주민 소식통은 이 방송에서 "신의주 반나절 단체관광, 나선지역 관광 등 평양을 거치지 않는 외국인 관광은 중단되지 않고 계속 모객을 하고 있다"며 "다음 달 5일까지 외국인들의 평양 접근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4/20180814011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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