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1월 중국에서 개조된 KT-1 고체 연료 미사일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미사일은 고도 865㎞ 상공의 자국(自國) 기상위성 FY-1C에 명중했다. 산산이 부서진 기상위성의 파편들이 우주 공간에 흩어졌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놀랐다. 지상의 미사일로 수백㎞ 상공의 적 정찰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처음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에 앞서 미 정찰위성에 레이저 광선을 발사, 장애를 일으킨 적도 있었다. 중국 쉬지량(許其亮) 공군사령관은 2009년 "중국 공군은 국가 이익 보호를 위해 우주에서의 적절한 작전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우주군 창설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2045년까지 핵 추진 우주 왕복선, 태양계 행성·소행성 대규모 탐사 기술 개발 등을 하겠다며 야심 찬 우주 개발 로드맵까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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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절 우주 공간에서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러시아는 우주군 창설과 해체를 되풀이하다 경제가 나아지자 2001년 재창설했다. 10년 뒤엔 우주항공방위군이라는 이름표로 갈아 달았다. 일본도 2008년 이후 우주 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법 체계를 정비해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정찰위성만 8기를 띄웠다. 지구 전 지역을 하루 한 차례 이상 감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지난 9일 오는 2020년까지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고 발표했다. 30여년 만에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스타 워즈'(Star Wars)가 부활하는 형국이다. 우주군이 창설되면 미국에선 육·해·공군, 해병대, 해안 경비대에 이어 여섯 번째 군대가 된다. 우주군 창설의 가장 큰 이유는 중국·러시아의 미 우주 자산(무기)들에 대한 위협이다. 미국의 신형 정찰위성은 수백㎞ 상공에서 4~5㎝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각종 폭탄·미사일을 목표물까지 정확히 유도하는 GPS도 인공위성으로 유도된다. 이 위성들이 무력화된다면 미국은 전쟁 수행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에서도 2003년 이후 우주군 얘기가 종종 나오고 있다. 2007년엔 우주 레이저 무기 배치 등 3단계 우주 전력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 3년 전엔 공군본부에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정보상황실이 설치됐다. 공군은 건배사를 '하늘로, 우주로!'로 할 정도로 우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다. 하지만 실제 우주 전력 건설은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려 더디기만 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2/20180812023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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