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과 관련 한중간 고위급 접촉이 본격화되고 있다.

양제츠(楊洁篪)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이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베이징 고위 외교 소식통은 30일 “쿵쉬안유 (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의 수행을 받아 양제츠 정치국원이 최근 방한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양 정치국원의 방한 목적에 대해 답하기를 꺼렸지만 2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안 종전선언이 목표"라며 "가급적 조기에 종전선언을 할 수 있도록 주변국과 협의해왔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3월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강 장관의 종전선언 언급이 있던 날 청와대도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종전선언은 판문점 선언에 명기돼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관련 당사국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며 "4자 선언(중국을 포함)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형식·시기 등을 모두 열어놓은 상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정치국원의 방한 시점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중동 아프리카 순방(19~29일)을 수행하기 직전인 이달 중순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장과 국무위원을 지낸 고위급 외교 당국자가 비공개 방한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 종전선언 관련 미국의 입장을 감안해 조용한 행보를 했다는 분석이다.

강 장관은 당시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서 같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상대국"이라며 "처음부터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의 참여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이 협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미 판문점선언에서 예견됐던 것"이라며 "북한의 요청이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한반도 사무특별대표를 겸한 쿵쉬안유 부부장은 이와 관련, 지난 25일 부터 27일까지 북한을 방문,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리길성, 박명국, 최선희 등 외무성 부상들과 북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소통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최근 소개했다.

쿵 부부장의 이번 방북은 27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기념을 겸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종전선언 이견 등의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리 외무상은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북한은 유관국과 달성한 공동인식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중국과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북핵 관련 주요국들이 모두 싱가포르로 향한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장관)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을 포함한 15개국과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장관과 왕이 국무위원은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머물며 양자 회담과 ARF 일정을 수행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싱가포 르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싱가포르를 방문한다.

노영민 주중한국대사는 30일 베이징(北京) 특파원단과 만나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 관련국 간에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구축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30/20180730017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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