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종업원 탈북, 軍정보사가 주도"

2016년 4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소재 북·중 합작 식당인 류경식당에서 지배인과 여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한 사건 당시 대북 군사정보와 방첩 활동을 담당하는 국방부 직할 정보사령부가 초기 상황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국가정보원이 이 사건을 주도했다는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씨의 진술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17일 "이 사건은 초기에 정보사가 주로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정보원은 중국의 상하이를 빠져나와 제3국으로 이동해 국내로 들어오는 과정을 주로 관리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사 요원이 허씨와 접촉하고 설득해 여종업원들을 데리고 류경식당에서 나오도록 한 건 주로 정보사였다는 것이다. 또 준비한 교통편으로 상하이(上海)로 이동시키는 과정에도 정보사가 역할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후 종업원들은 상하이에서 항공편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뒤 현지 한국대사관에 들어갔고,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입국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류경식당 지배인 허씨는 1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원래 나는 국가정보원의 협력자였고 정보도 가져다줬다"며 "국정원이 꼬셔서 탈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정보기관원들은 접근 대상에게 자신의 신분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다. 허씨가 국정원과 정보사 요원을 혼동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보사는 중국 등지에 정식으로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일명 '블랙'이라고 불리는 익명의 정보요원을 필요 지역에 보내 정보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각국의 정보기관이 공통적으로 활동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건이 정보사에까지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공작의 주체를 두고 정보사와 국정원이 상대 기관에 '책임이 더 많다'는 식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무사 수사에 이어 정보사까지 흔들리면 대북 공작이 올스톱 될 수 있다"고 했다.